낙태에 대해 생각한다..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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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에 대한 옳고 그름의 진리는 있는가
낙태는 기본적으로 아기를 죽이는 무참한 일이다. 태내의 생명을 언제부터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데도 이견이 많다. 그런데 태내의 생명에게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는다면 우리와 같은 훌륭한 인간으로 태어나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하게 착상이 된 후에는 인간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낙태가 합법인가 불법인가, 해도 좋은가 절대 하면 안 되는가에 대한 많은 얘기는 오래되어 왔고, 급기야 최근 정부는 낙태를 하는 의사와 여성 모두를 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마음으로는 많은 갈등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성교육을 하지 않고 피임 등, 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 않고 감각적인 성을 부추겨서 여전히 원치 않은 임신을 무수히(?) 하고 있는 이 세태에 미혼모를 위한 지원이나,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인 인프라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무조건 낙태를 하지 말라고 한다면 성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미혼모가 되면 학교도 다닐 수 없고, 사회의 하류계층으로 떨어지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는가? 미혼모가 되면 취직도 어렵고, 취학도 어렵다.
아기를 기르는 데는 사랑만이 아니라 돈도 무엇보다 많이 필요하다. 미혼모가 되어도 아기를 잘 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네가 선택해서 실수를 했으니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참 혹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에서 미혼모의 아기들을 잘 받아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줄 수 있다면, 최소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줄 수 있다면 분명 낙태보다는 아기를 낳기로 선택하는 여성들이 많아질 것이다. 만약 남성들이 임신하게 되어 있는 몸이라면 피임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한 준비가 당당하게 요구될 것이고, 피임이 좀 더 쉬워질 지도 모르겠다. 또 낙태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남의 일이 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또 남성들이 원치 않은 불행한 임신에 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분명 남성들은 더 확실한 피임을 준비할 것이다.
얼마 전 스웨덴의 세계성학회에서 암스테르담에서 가정의로 일한다는 여의사를 만나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낙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 ‘한국은 왜 젊은 여성들이 피임을 잘하지 않는가?’, ‘한국의 성의식은 왜 그렇게 이중적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가정의라는 그녀는 자신은 낙태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여성의 선택사항 아니냐고.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누구도 대답할 수 없다. 다만 낙태수술은 여성에게 아주 위험한 수술이고, 평생 그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결정이다. 그럼에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그 모든 것을 치르고서라도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 그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인생이란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그 선택의 책임도 자신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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