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렐라이와 노출증(보이거나, 보여주거나...)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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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라이와 노출증(보이거나, 보여주거나...)
우리나라에 유명한 한강이 있다면 독일에는 ‘아버지 강’이라고 일컫는 라인강이 있다.
총 1320km로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길다는 라인강 줄기를 따라 강가에는 기세다 대단한 고성과 바위산이 줄지어 있으며 산기슭은 푸른 포도밭으로 잘 가꾸어져 있다.
이 라인강을 따라 가다보면 그 유명한 ‘로렐라이언덕’이 나온다.
올라가는 길도 무척 예쁘지만, 그 위에서 내려다 본 라인강은 유구하기만 하다.
로렐라이 언덕(사실은 절벽)에서 바라본 라인강은 심하게 구불구불하고 물살이 험해서  뱃사람이 자칫 한눈이라도 팔다가는 절벽에 배를 처박기 십상인 지형이었다. 바로 거기서 우리의(?) 로렐라이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려 배를 침몰시키곤 했다는 게 알려진 전설이다.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전설이야 아니었겠지만 실상은 로렐라이라는 단순한 지명에 그 유명한 사랑의 시인 ‘하이네’가 시를 붙여 지금의 유명한 로렐라이언덕이 되었다니, 그 절벽을 이용해 돈을 버는 현지사람에게는 누구보다 은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금발의 아리따운 처녀(사실 처녀인지 아주머니인지 알 수 없지만) 로렐라이는 긴 금빛의 머리카락을 날리우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뱃사람을 홀렸다. 배를 침몰시키는 것이 설마 그녀의 사악한 의도였을까만, 어쨌든  결과는 그랬으니 악녀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로렐라이를 선전한 포스터나 그림을 보면 하나같이, 실제 그 언덕에 보잘것없이 서있는 조각을 보아도, 그녀는 반라의 모습을 하고 있거나, 심하게는 완전히 누드인 것도 있다.
그렇다면 로렐라이의 노랫소리는 단지 주의를 끄는 효과였을 뿐 정작 배를 절벽에 처박게 한 것은 그녀의 눈부신 나신을 반 쯤 노출하였던 것(원래 완전누드보다 절반정도만 보여주는 세미누드가 더 성충동을 자극한다)과 그것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던 뱃사람들의 관음증이 이루어 낸 것이겠다.
이른바 노출증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로렐라이다.

사람의 눈은 작은 뇌라고도 하고 바깥에 돌출된 뇌라고도 한다. 혹자는 ‘바라보는 뇌’라고도 할 정도로 눈은 즉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프로이트는 시선을 ‘간접적인 접촉’이라 할 만큼 ‘보여지는 것’이 ‘손으로 만지는 느낌 이상의 자극’을 준다고 했다.
이렇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어 남의 시선을 즐기는 것을 노출증이라고 한다. 물론 ‘~증’ 이라 함은 그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경우를 말하긴 하지만,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이 노출증과 관음증은 공존한다.

어쨌든 로렐라이는 남자들의 관음증을 이용하여 자신의 노출증을 즐겼던 아가씨이다.
예전 영화인 ‘바람과 사라지다’를 보면 파티에 나가는 스칼렛이 유모가 입혀준 드레스의 어깨부분을 심하게 끌어내려 가슴을 더욱 드러내는 장면이 있었다.
그렇다고 보면 영리한 여자들은 특별한 성교육을 받지 않아도 남자들이 자신의 보일 듯 말듯한 몸에 열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일까?

그러나,  대개 시각적으로 흥분하는 게 남자라고 하지만 여자들 역시 시각적인 자극에 많이흥분한다. 다만 사회적인 학습의 영향으로 자신이 흥분했는지 모르거나, 부인하는 탓에 여자는 시각적으로 남자보다는 흥분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실제 애무나 성교하는 슬라이드나 영화를 보여 주었을  때 남자만큼, 혹은 그보다 더 여자들도 흥분하여, 유두가 단단해지고, 질액이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기왕에 있어 왔다.
그렇다고 해도 시각적인 자극은 여자보다 남자를 더욱 성적으로 충동질한다. 그래서 사랑하는(아니 사랑하지 않더라도) 남자와 섹스하려면 여자가 할 일은 ‘그저 옷을 벗는 것’뿐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에 비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와 섹스하기 위해 할 일은 꽃을 사주고, 낭만적인 드라이브를 하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등 4백여가지가 넘는 일을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러나 예전  로렐라이의 전설은 끝나지 않았다.
체코의 국경을 넘는 밤. 고속도로가에는 홍등을 밝힌 유리창 안에 반나, 혹은 전라의 백인여자들이 뇌쇄적인 춤을 추고 있었다. 어두운 밤,금발의 그녀들의 춤과 붉고 요염하게 빛나는 그녀들의 속살에 혹해 18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아우토반의 운전자들은 또 목숨을 걸어야 한다. 로렐라이의 후손들은 그렇게 지금까지도 관음적 충동을 못이기는 남자들의 목숨을 건 사랑을 노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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