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에게 희망을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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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물개가 각각 달리기를 한다. 저 멀리, 산을 넘어서면 결승점이 있다. 누구나 짐작하 겠지만, 그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물개는 느릿느릿 걸어서 이틀만에 결승점에 도달 한다. 당연히 트레이너나 응원단 같은 파트너들은 진땀이 날 수밖에 없다. 반면 토끼는 어떠 한가. 중간에 낮잠을 자지 않는 이상, 토끼는 아주 빨리 결승점에 도달한다.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5초에서 30초 사이면 결승점에 도착한다고 한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트레이너나 응원단이 땀이 날 새가 없다. 어쩌면, 아니 분명히 그 경기는 트레이너나 응원단에게 는 허무할 것이다.

정상인과 조루증 환자가 각각 섹스를 한다. 저 멀리, 오르가즘을 넘어 사정과 동시에 섹스가 끝난다.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그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상인은 일정한 시간과 노력 끝에 사정을 한다. 당연히 파트너들 또한 진땀이 날 수밖에 없다.반면 조루증 환자는 어떠한가. 중간에 잠을 자지 않는 이상, 조루증 환자는 아주 빨리 사정을 하고 만다.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90초 이내 혹은 15회 내외의 왕복 운동만에 사정을 한다고 한다. 너무 순식 간에 벌어진 일이라 파트너는 땀이 날 리 없다. 분명히 파트너에게는 허무한 일이다.


조루증. 흔히 토끼로 비유되며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빈약한 남성성의 상징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누가 감히 그 고통을 함부로 말하는가. 당사자뿐 아니라 파트너에게도 고통을 주는 조루증의 전부를 추적한다.




여성들의 만족할 권리를 위하여
조루증은 가장 흔한 성적 장애 가운데 하나다. 연령과 무관하게 남성의 30∼50%에서 나타 나고, 성기능 환자 열 명 중 예닐곱의 고민 거리가 바로 조루증에 있을 정도다. 특히 성의학 자 킨제이에 따르면, 40여 년 전에 자신과 인터뷰했던 남성 중 약 74%가 삽입 후 2분 이내 에 사정을 했다는 사실을 의학계에 보고 한 적도 있다.

사실 남성 중심의 사회였던 지난 세월 동안 조루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었다. 여성들의 오 르가즘이나 성적 만족이 전혀 중요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권이 신장되고, 여성 도 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확산된 1970년대 이후부터 조루가 문제로 떠오르기 시 작했고, 그때까지 뻔뻔하게 생활하던 남성들의 입지가 서서히 좁아지게 된 것이다.




내 뜻은 온데간데없고…
그렇다면 어디서부터가 조루이며, 어디까지가 정상인가. 그리고 과연 나는 정상인가 조루인 가. 그 기준부터 잡고 넘어가도록 하자.
조루의 의학적 정의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내려져 있지 않아서 그 기준을 잡기란 상당히 모 호하다. 사실 인간의 성행위라는 것이 단순히 한 쌍의 성기가 어우러짐이 아니라 분위기, 서 로 간의 감정, 컨디션 등 복합 미묘하고 주관적인 문제가 결부된 것이기 때문에 무 자르듯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자가 너무 빨리 사정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남녀 중 한쪽에서 치명적인 성적 불만 이 지속적으로 생겼다면, 그것은 반드시 치료를 요구하는 조루증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즉, 병으로 여겨질 만큼 상대방이 만족하기 전에 사정하는 것, 또는 자신이 임의로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없는 것이 조루인 것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인 WTO에서는 남성이 사정 조절 능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원하기 전에 절정에 도달하는 것 을 조루라고 보고 있다.

그밖에도 대개 여성의 질 내부로 삽입하기 전이나 삽입한 직후에 사정하는 경우, 여성의 질 내 삽입 후 90초 이내에 사정하는 경우, 질내 삽입 후 왕복행위의 횟수가 15회 이내에 사정 하는 경우,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사정하는 경우 등도 조루증으로 판단된다.




그대, 왜 속사포인가
조루는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개 조루는 마음의 문제로 생각하거나 경 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마음의 평정만 찾으려 하거나 곧 나아지겠지 하 고 막연히 때를 기다리기도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대개 조루의 원인은 정신과적인 문제와 비뇨기과적인 문제로 구분된다. 정신과적인 문제는 말 그대로 신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성급하고 어이없는 경우 가 생기는 것을 말한 다. 주로 기우가 심하거나 열등감이 강한 사람에게 많이 생기며, 때문에 근심, 걱정, 불안, 공포 등을 떨쳐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자기 성기가 왜소하다고 걱정하 는 사람, 최초의 성교가 불완전했거나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자기가 성적불구라고 생 각할 때, 그리고 섹스 중에 늙으신 부모님이나 애들이 들어올까 봐 마음이 조급한 사람도 강박관념 때문에 조루가 오곤 한다.

반면 비뇨기과적인 문제로는 신경전도의 피로에는 지나친 성적 자극으로 중추신경계가 너무 피로하거나, 귀두의 감각이 유난히 예민한 경우, 혹은 생식선의 기능이 너무 높아져서 지각 신경이 쉽게 자극을 받게 되어도 너무 쉽게 정상에 도달하는 증상이 온다.

또 이미 언급했거니와 섹스에 미숙한 초보자나, 너무 오랜 기간 섹스를 하지 않아서 사정관 에 정액이 충만할 경우에도 종종 조루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자주 섹스를 하다 보면 저절로 극복될 수 있으므로 차분히 때를 기다리면 되겠다.




천천히 즐기기 위하여
물론 그 전에도 그랬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서는 민간요법이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민간 요법이란 것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쓰다가는 골로 가기 딱 알맞은 방법이다. 흔 히 조루로 고생하는 사람들 역시 민간요법을 무척이나 선호한다. 조루라는 증상이 남들에게 쉽게 토로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충인 까닭일 것이다.

민간요법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자나 볼펜 등으로 귀두를 단련시키거나 콘돔을 두 겹 세 겹 덧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모두 옳은 방법이 못 된다. 귀두를 단련시키는 것은 음경 파 손의 위험이 도사리며, 콘돔을 여러 겹 끼는 것은 그 만큼 성적인 만족을 얻을 수 없기 때 문이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조루 역시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법이다.

조루를 치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행동요법이다. 조루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성적 흥분의 처 음과 끝은 있되 중간 단계의 흥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동요법은 이 중간 단 계의 성감을 훈련시키는 방법. 행동요법은 시작 - 정지법(Stop-Start Method)과 이른바 쥐 어짜기 테크닉(Squeeze Method)이 있는데, 행동만 조금씩 다를 뿐 그 원리는 같다.
즉 사정 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면 성행위나 자위행위를 멈추고 성기가 이완될 때까지 기다리거 나(시작 - 정지법), 귀두와 음경이 만나는 부분을 붙잡고 사정하지 않도록 막았다가(쥐어짜 기 테크닉) 다시 성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매번 성행위나 자위행위 때 세 번 참았다가 사정하는 훈련을 한 달 이상 지속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인데, 꾸준한 인내 와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파트너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된다.

약물요법은 뚜렷한 효과 때문에 최근 각광 받는 조루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다.
뇌의 신경 전달물질로서, 적게 분비되면 우울해지고 반대로 많이 분비되면 이유 없이 유쾌해지는 세로 토닌 이 사정을 억제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방법. 즉 세로토닌 의 작용을 조정하는 약물을 복용해서 사정을 지연하는 방법이다. 임상 결과 약 70%의 남성이 조루 치료 효과를 보였을 정도지만,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단점이 있다.

국소도포법은 귀두의 신경을 무디게 만드는 약제를 바르는 것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SS크 림이나 일명 칙칙이 로 불리는 국소마취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SS크림은 국내에서 개발 된 생약 성분의 치료제라는 점과 화끈거리는 느낌 외에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가 진 치료제다. 그러나 약을 바르고 한 시간 후 씻은 뒤 두세 시간 후에 섹스를 해야 하는 번 거로운 사용법이 아쉽다. 스프레이 국소마취제는 사용이 간편하지만 말 그대로 마취제이기 때문에 쾌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귀두의 신경이 일반인에 비해 너무 예민한 사람들은 수술로 조루를 치료하기도 한다. 음경 배부신경차단술이 그것인데, 귀두 1∼2㎝를 찢어낸 다음 레이저로 예민한 감각 신경을 제거 하는 수술이다. 재발이 없고 수술 받은 환자의 90% 이상이 좋은 결과를 얻은 방법이지만, 감각이 지나치게 둔화돼 나중에 발기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 다.




섹스는 행복의 권리이자 의무
섹스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유쾌한 선물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모든 사람은 섹스를 즐 길 권리를 가지며, 특히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혹시 어떤 남성은 뭐 그냥 제 복이니 하며 생긴 대로 살겠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 은 지나친 이기심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또 어떤 남성은 파트너에게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 며 너무 괴로운 나머지 밤을 두려워하고 파트너를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혼 자서 고민하는 것 또한 결코 옳은 방법일 수 없다. 조루는 불치의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섹스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함께 즐겁고 만족을 얻어야 하는 만큼,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조루증으로 고민하는 당사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파트 너 역시 따뜻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안정시키거나 충분히 전희를 유도하는 등의 배려도 뒤따 라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권리에 의무가 뒤따르듯, 섹스에도 행복의 권리이자 의무가 존재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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