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의 바람 case by case_by 성지식

0 0 0
바람’이란 결혼한 유부남이 잠깐 외도를 하거나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져 조강지처를 버리는 것이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고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요즘 ‘바람’은 더이상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는 종종 유부녀의 새로운 사랑에 대해 다루고, 여자들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일탈을 꿈꾸고 있다. 팟찌 리서치를 통해 결혼한 주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35명 중 207명이 결혼 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결혼한 여성 대부분이 한 번쯤은 다른 사랑을 동경한다는 이야기다. 이제 남편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도 들여다봐야 할 때다.








그와는 5년 연애 끝에 집안의 계속된 반대로 결국 헤어진 사이였다. 한창 동창 찾기 사이트가 인기를 끌 때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첫사랑이던 그를 찾아보았다.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가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먼저 연락할 용기는 없었다. 한참이 지난 뒤에 그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 그 역시 동창 사이트에서 나를 찾은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결혼하고 아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동안 나를 잊은 적이 없다며,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너와 결혼하지 못해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뜬 기분이 들었다. 남편과 살아서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문득문득 그와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몇 번의 메일을 주고받다가 저녁이나 한번 먹자는 그의 말에 선뜻 그러마 하고 약속했다.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친구로 얼마든지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배가 어느 정도 나오고 머리 숱도 약간 없어져 딱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느 정도 연륜이 붙어 여유 있는 모습일 뿐이었다. 그와는 지금도 전화 통화는 자주 하고, 가끔 만나 식사를 하는 사이이다. 예전처럼 불이 확 오르는 뜨거운 사랑은 아니지만 은근한 숭늉 같은 사랑 정도 하고 있는 기분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우리의 만남을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 마음 편하게 만나고 있다. 가끔 그가 호텔로 가기를 원하는 눈치긴 하지만 한 번의 잠자리로 끝날까 두려워 미루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나를 원하고, 찾는 그가 고맙기만 하다.(33·apple)



결혼 후 5개월쯤 되었을 때 임신을 하자 그때부터 남편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남편의 이메일을 열어 보고 여자가 있음을 눈치챘으나 ‘돌아오겠지’ 하는 마음에 모르는 척하고 넘겼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에도 남편의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혼 당시 이사 온 용인에서는 주변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심심할 때마다 인터넷 채팅을 하며 위안을 삼았다. 남편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집에 생활비 가져다 주던 것을 뚝 끊었다. 그래서 결국 결혼할 때 그만두었던 미용사 일을 다시 시작했다. 친구들은 차라리 이혼을 하라고 했지만 아이 때문에 함부로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남편과는 정말 남남처럼 산다. 나는 침대 위에서 자고, 남편은 아래에서 잔다. 이야기를 하자고 해도 남편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 남편 때문에 속 썩던 차에 예전에 가끔 대화하던 채팅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의 모든 상황을 잘 알고 있어 편하게 의논 상대가 되어주었다. 그와 한 달간 꾸준히 채팅을 하다가 만나자는 그의 요구에 응하고 말았다. 남편은 5년 동안이나 바람을 피우는데 나도 한번 피우는 게 뭐 어떠랴 싶었다. 지금은 일을 하느라 아이도 시댁에 맡긴 상태다. 훨씬 편하게 내 마음대로 그를 만날 수 있다. 그는 한 살 연하의 총각인데 남편과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난리다. 하지만 믿음을 주지 못한 남편 때문에 그도 믿을 수가 없다. 그는 그저 남편의 바람에 대한 나의 화풀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그와 끝이 나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이제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남편도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아는 눈치다. 하지만 서로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묻지도 않는다. 남편과 이혼할 생각도 있지만 이대로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5년간의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 때 할 것이다. 이혼을 하더라도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를 잡는 날 할 것이다. (31·최윤성)







아이가 하나일 때까지만 해도 부부생활이 뜸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가 둘이 되고 키우는 일에 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편과는 한 달에 한 번 부부생활하기도 힘들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섹스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5년 정도 흘렀는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정도로 큰 뒤에도 부부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다. 야한 속옷을 입고 있거나 남편에게 살짝 의향을 물어볼라치면 남편은 ‘여자가 그런 거 밝힌다’며 색녀 취급을 하고 무안 주기 일쑤였다. 남편에게 몇 번이나 무안을 당하자 남편과의 섹스는 딱 포기하고 살았다. 남편은 술 약속도 많고, 집과 회사가 멀어 술에 많이 취한 날이면 안 들어오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잠자리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별 문제가 없는 부부였다. 남들이 행복해 보인다고 할 정도로 아무 문제 없는 부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게도 이런 면이 있나 싶을 정도로 섹스를 원하고 있었다. 일년에 섹스 횟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작된 인터넷 채팅. 야한 농담으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무섭기도 했지만 차츰 그 재미에 빠져들었다. 장난처럼 주고받던 야한 농담을 어느새 즐기고 있었다.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던 한 남자를 알게 되었다. 그 역시 유부남. 자연스럽게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다음날 낮에 만나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차만 마시고 올 요량으로 용기 내어 나갔다. 그의 차에 올라타는 순간, 내 인생은 바뀌었다.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다. 그 이후 난 가끔씩 채팅으로 만난 남자와 살짝 만나 시간을 보내고 온다. 그런 다음 오히려 얼굴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 남편 때문에 주눅들었던 인생이 펴진 것이다. (38·khy5766)



아파트 내 테니스 동호회에서 유부남 K씨를 만났다. 그는 동호회 회장이었고, 예식장을 운영하는 재력가다. 물론 그가 돈이 많아서 만나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테니스는 순전히 운동을 하기 위해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거라 미숙한 건 당연했다. 그는 다른 초보자들이 많은데도 유독 나에게 관심을 보이며 열심히 가르쳐주었다. 포즈를 잡아주며 자연스럽게 스킨십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왠지 그가 내 몸에 손이 닿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에 전율이 났다. 점점 그에게 눈길이 갔다. 나이 마흔을 넘은 나에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를 볼 때마다 스무 살 처녀 가슴처럼 두근거렸다.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이면 전날 밤부터 잠을 설칠 정도였다. 함께 운동하던 어느 날 그가 아무도 모르게 살짝 데이트 신청을 해왔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이 1년은 지속되었다. 그는 내가 자기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처녀보다 부담이 적어 좋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남편은 하루 종일 약국에만 지내기 때문에 잘 모른다. 남편은 워낙 구두쇠에 고지식한 스타일이라 답답하고 짜증나는 구석이 많다. 반면에 그는 모든 것이 남편과 반대 스타일이다. 사업을 크게 해서 그런지 화통하고 시원스런 성격에 씀씀이도 커서 나에게 선물 사주는 것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다. 가끔 아파트에서 그의 아내를 마주칠 때마다 흠칫 놀라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는데 뒤돌아설 때 느껴지는 짜릿한 기분도 그리 나쁘지 않다. 지금은 그가 예식장 옆에 새로 지은 건물 1층 중 한 부분을 싸게 임대해주어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집에만 있는 것보다 낫다며 가게 오픈을 흔쾌히 찬성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은 싸게 자리를 얻었다며 좋아했다. 그를 만나면서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 나이에 좋은 친구 하나쯤 뒀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들 문제도 있고 서로의 남편과 아내에게 그다지 큰 불만은 없기 때문에 가정을 깨길 원하지 않는 것. 그냥 이렇게 서로에게 도움 주는 친구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42·신영미)



아이 키우며 아웅다웅 사느라 스트레스가 머리 끝까지 차던 차에 이혼한 친구가 나이트클럽에 놀러 가자고 했다. 오래간만에 기분전환도 할겸 동창회 모임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친구를 따라나섰다. 적당히 취하자 다른 남자들과 자연스럽게 동석이 이루어졌다. 술자리다 보니 막말도 하고, 편하게 웃고 떠들다 집에 왔다. 그런데 그날 이후부터 자꾸 그날의 일이 생각나도 좀더 멀쩡할 때 그들과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후회스러웠다. 또 재미있었던 그날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다시 가고 싶어졌다. 이혼한 친구는 주부도 가끔 바람을 쏘여야 한다며 좋은 친구 하나쯤 만들어두는 게 어떠냐고 했다. 며칠 뒤 친구와 다시 간 나이트에서 또 여러 명의 남자들을 만났다.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의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고, 나를 아줌마가 아닌 여자로 대해주는 것 같아 신나기까지 했다. 그중 한 남자는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며 함께 모범택시를 탔다. 그런데 차 안에서 기사 아저씨는 생각도 안 하고 기습 키스를 하는 게 아닌가. 당황하긴 했지만 짜릿한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그에게연락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정식으로 사귀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일어난 이런 일들이 내 인생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은근한 자신감이 생겼다. 가끔 이렇게 사는 게 지루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한번씩 다른 남자를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다. 한 남자를 길게 만나지 말고 한두 번 만에 끝낸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34·leming)







※ 기혼 여성에게 물었다, 결혼한 여자의 바람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응답자 총 235명

1 ‘바람’을 피워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있다 207명
-없다 28명

2 ‘있다’면 대상은 누구?
-첫사랑 69명
-부담 없는 유부남 28명
-연하의 총각 72명
-원래 알고 지내는 주변인 58명
-기타 8명

3 ‘있다’면 이유는 무엇?
-남편이 자신을 소홀히 하고 무시하는 것 같아서 36명
-남편과의 잠자리 불만 때문에 10명
-그냥 호기심에 104명
-대화할 친구가 필요해서 81명
-기타 4명

4 ‘있다’면 어떤 만남을 원합니까?
-정신적인 친구 89명
-대화 상대 88명
-단순 섹스 파트너 13명
-새로운 사랑 45명
-기타 없음


, ,

성지식 Hot Issue

글이 없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