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리스 부부가 점점 늘어난다는데…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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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리스도 취향일 뿐, 하지만 내 경우라면 당황스러울 것”
요즘 20·30대 전문직 맞벌이 커플 중 섹스리스(sexless) 부부, 즉 오랜 기간 잠자리를
하지 않고 지내는 부부들의 비율이 증가 추세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실제로 결혼 생활에서 섹스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 참석한 전업주부와 맞벌이 주부는 차이점을 드러냈다. 주부들이 생각하는 섹스 비중과 섹스리스 부부에 관한 생각은 어떨까.

A 섹스가 결혼생활에 있어서 100퍼센트를 차지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봐요. 결혼 전 궁합을 보는 거나, 살면서 ‘속궁합, 겉궁합’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도 그만큼 부부생활에 있어 섹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요.

B 맞아요. 제 생각도 섹스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하는 부부들을 두고 실은 ‘성 차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섹스는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게 분명하죠.

C 섹스는 서로의 몸과 몸이 닿는 거잖아요. 당연히 친밀감이 높아지죠. 부부간을 살을 맞대고 사는 사이라고 하는 것만 봐도, 섹스는 소홀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D 부부 싸움 후에 말도 안 하고 서로 토라져 있다가도 잠자리를 갖게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좋아지잖아요(웃음). 그래서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나 봐요. 이런 속담이 생긴 것도 부부관계가 결혼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출산 후 부부관계 원하는 남편의 요구는 몸과 마음 모두 준비 덜 된 아내에게는 부담
A 그런데 여자들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남편과의 잠자리가 불편하잖아요. 남편과 하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욕구 자체가 안 생기는 것 같아요. 그때는 오히려 섹스 때문에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하게 돼요.

B 그러니까요. 모유 수유 기간에는 정말 부부관계를 하는 것이 힘든데 남편들은 그걸 몰라 줘요. 하루종일 아기와 씨름하면 섹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잠자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거든요. 사실 남편들도 아내가 피곤한 것에 대해 이해는 하면서도 몸에서 생겨나는 욕구를 어쩔 수가 없나봐요. 몸이 마음 같진 않은 거죠. 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보채는 남편을 외면하다 남편과 잠자리를 했는데, 그때 남편에게 물어봤어요. 그동안 도대체 어떻게 참았느냐고요(웃음).

A 저도 아기를 낳은 후 몸이 너무 힘들어서 남편이 거실에서 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저는 방에서 아기에게 모유를 먹인다는 핑계를 대며 잠자리를 피했어요. 혹시나 해서 기다리는 남편은 제가 아기를 돌본다는 핑계를 대니까 혼자 거실에서 자고, 결국 아침에 일어나면 각방을 쓴 셈이 되죠.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부부싸움도 하게 됐고요. 근데 아줌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슷한 고민으로 부부 싸움을 하더라고요.

C 첫째아이 때와 둘째아이 때는 아주 틀린 것 같아요. 남자는 원하고, 여자는 거부하는 것은 똑같은데 몸은 더 피곤하고 힘들어지니까 남편이 원하는 걸 알면서도 자꾸 거부하게 되죠. 둘째를 낳은 후엔 첫째 때 이미 겪었던 일로 다시 싸우게 되니까 스트레스도 커졌어요. 그러다 남편이랑 자주 싸우는 것도 싫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하게 됐죠.

B 남편이 싫어서 거부하는 게 아닌데도 남편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섹스보다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감싸 주는 등 작은 행동 하나가 감동을 줄 때가 많아요. 여자들은 정신적 교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D 물론 그렇지 않은 걸 알면서도 가끔 남편이 나와 결혼한 이유가 단지 섹스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면 서운해져요.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힘든 저를 조금 더 배려해 줄 순 없을까 생각하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남자들은 꼭 섹스를 해야 사랑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A 그런 말도 있잖아요. 남자는 불 켜놓은 채 하고 싶어하고, 여자는 불 꺼놓고 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요(웃음). 전 아직까지도 남편한테 제 몸을 다 보여 주는 것이 창피하거든요. 옛날 사람이 아닌데도 어쩔 수 없어요. 게다가 아이를 낳은 후엔 몸매도 엉망인데, 아무리 남편이지만 창피한 마음이 들어요.

C 여자는 출산과 동시에 엄마가 되잖아요.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엄마가 되면 모성 보호 본능 때문인지 모든 신경이 아이에게로 쏠리게 되더라고요. 직장생활을 하는 저도, 아이를 낳은 후에는 모든 신경을 아이에게 집중하랴, 일도 하고 살림도 하랴, 사실 남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시간 있으면 오히려 집에서 편히 쉬고 싶을 뿐이죠.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 여자는 부부관계를 피하고, 남편은 원하는 것 같아요.

B 맞아요. 몸이 지치니까 섹스보다는 편히 쉬는 게 우선이죠. 근데 남편들은 그런 아내의 마음을 이해 못하니까 부부 싸움을 하게 되죠.

A 하지만 남편은 그런 얘기를 해요. 아내인 제가 해 주지 않으면 어디 가서 풀어야 하느냐고요. 유흥업소 같은 곳에서 해결하는 건 너무 싫으니 아내인 내가 풀어 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은근히 바람 피울 거라는 협박도 함께 해요(웃음).



남편과 아이 외에도 자신의 일에 신경 써야 하는 맞벌이 부부가 섹스에 대한 관심도 낮아
D 저희는 다른 부부와 비교하면 둘 다 섹스에 관심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에요. 신혼 때부터 둘 다 너무 바쁘다 보니, 피곤하면 그냥 잘 때도 많았고요. 그렇다고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부부 싸움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흔히 얘기하는 속궁합이 나쁜 것도 아니거든요. 하지만 아이를 낳은 후엔 두 사람이 더 바빠지니까 부부관계보다는 피곤함을 푸는 게 우선이죠. 그러다 보니 보름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섹스를 할 때도 있는데, 특별히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C 저는 남편과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다른 주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대화할 시간이 많죠. 그래서 남편이 섹스를 원할 때, 피곤하니까 다음에 하자고 말해도 부부 싸움으로 번지진 않아요. 그날 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바로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 남편이니까, 조금 서운해하긴 하지만 이해는 하는 편이죠.

D 주변에서 일하는 친구들 보면, 자기 생활이 있으면 부부관계가 결혼생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섹스보다는 다른 일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배우자의 이성 친구를 인정해 주는 부부들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불륜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순수한 이성 친구의 의미로, 서로 툭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드는 거죠. 물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일에 대한 고민을 배우자가 들어 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 동료나 친구가 편하잖아요.

A 전 남편을 고등학교 때 만났어요. 우리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선배였는데, 제가 남편과 결혼한다고 하자 주변에서 모두 부러워할 정도였죠. 근데 제가 그렇게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도, 이젠 텔레비전에 나오는 멋진 남자 탤런트보다 못하더라고요. 예전엔 그 어떤 탤런트를 데리고 온다 해도 남편만큼은 아니었는데요(웃음).

D 맞아요.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남편보다 멋진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신입사원이라도 들어오면, 가슴이 설레죠. 남자들은 자기들만 젊은 여자 좋아하고, 바람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여자도 마찬가지예요. 전업주부는 맞벌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겠지만, 여자들도 괜찮은 남자를 보면 가슴이 설레요.

B 남편들은 아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 알까요? 사실 연애할 때야 남편이 손만 잡아 줘도 기분 좋고 떨렸어요. 이젠 뭐를 해도 안 그렇지만(웃음).

C 남자들이 흔히 ‘잡은 고기에 먹이 안 준다’고 하잖아요. 여자들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그걸 갖고 싶어서 노력하다가도 막상 내 물건이 되면 이상하게 갖기 싫어지거나 호기심이 안 생기잖아요. 연애할 때와 결혼하고 나서 잠자리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셈이죠.

D 부부가 취미 생활이 같거나,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다면 섹스가 결혼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줄어들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여자들이 남편에게만 의지해서 살았지만, 요즘엔 누가 그러나요.

A 하지만 전업주부의 경우 아무래도 맞벌이 주부보다는 남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부부관계에 있어서 섹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70∼80% 정도?

B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해요. 맞벌이 주부들이야 남편이나 아이 외에도 몰두할 일이 있지만, 전업주부는 아이와 남편이 가장 중요한 몰두의 대상이잖아요.

C 그에 비해 맞벌이 주부 50% 정도인 것 같아요. 섹스가 부부관계에 있어서 무시하지 못할 요소이긴 하지만, 직장 속 관계와 내 일에서 얻어지는 성취감 등 그것 말고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요.

D 꼭 섹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남편과 같은 공간에서 한 침대를 쓰는 게 좋을 때가 많아요. 침대에서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서로 조언해 주면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구나’, ‘나한테 참 필요한 사람이구나’ 감동받기도 해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없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합의 하에 섹스리스 부부로 살아가는 건 이해 안 돼
B 어른들은 결혼하고 나면 여자가 더 섹스를 원한다고 하잖아요. 근데 아직 제 경우는 아니에요. 여전히 남편은 저보다 더 왕성하고 남편이 원하는 것을 맞춰 주긴 하는데 적극적으로 되진 않아요.

C 남자는 20대 때 밝히고, 여자는 30대 때 밝히고 급기야 여자는 40대 때 바람이 난다고 하는데, 아이도 낳고 30대에 들어섰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온 것 같지 않아요.

A 그러고 보면 의무방어전이라는 얘기가 남편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40대 이후에 남편은 약해졌는데 제가 적극적으로 원하면 남편도 이런 심정을 알까요?

D 간혹 남편과 하고 싶을 때가 있어도 아직은 그런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더 나이 들면 모를까 지금은 창피해요.

B 하지만 요즘은 옛날 같지 않잖아요. 우리보다 더 젊은 사람들 보면 섹스를 그냥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꼭 결혼과 연관짓지도 않아요.

C 젊은 사람들만 그런 것도 아니에요. 나이 든 아줌마들 중에는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하니까 애인을 만드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요즘엔 룸살롱 경기보다 호스트바 경기가 더 좋다는 소문도 있어요.

A 그런 걸 보면 맞벌이 주부든 전업주부든 섹스가 부부관계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것도 같아요. 지금 나의 현실과는 다르지만요.

D 그래서인가, 주변에서 부부간에 동의해서 섹스리스 커플로 산다는 얘기는 아직 못 들어봤어요. 신문지상에선 전문직 고소득층 20·30대 부부에게 섹스리스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피부로 느껴질 만큼은 아니에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부부간의 잠자리 얘기는 조심스럽기도 하고, 또 ‘안 한다’는 이야기는 더욱 조심스러워서 이야기를 잘 안 하니까 제 주변에서 섹스리스로 사는 부부얘기는 못 들어봤어요.

B 저도 마찬가지예요. 친하게 지내는 아줌마들과 가끔 부부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도 대부분 앞서 얘기한 것처럼 아내들의 의무방어전에 대한 얘기가 주류거든요. 오히려 남편이 너무 원하니까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기는 많아도, 아예 부부관계를 안 하고 산다는 사람은 없었어요.

C 우리처럼 평범한 가정에서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섹스리스가 될 수 없다고 봐요. 물론 그렇다고 섹스리스가 병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건 그 부부들의 취향일 뿐이죠. 그래도 내 남편이 섹스리스를 제의한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D 섹스리스 커플이란 게 너와 나는 서로 한 공간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자, 뭐 이런 건데, 저 역시 내 남편이 그렇게 하자고 하면 ‘이 남자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라는 생각부터 들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과 달리 잠자리를 피하면 바람을 피우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것도 같고요.
A 만약 섹스리스로 사는 부부 중에 부부끼리만 섹스를 하지 않고, 배우자 외의 다른 사람과는 섹스를 한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럴 경우엔 왜 가정을 유지하며 사는지 이해가 안 돼요.
B 남자가 신이 아닌 이상 평생 섹스리스 커플로 산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안 돼요. 어쨌든 욕구라는 게 생길 테고,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요.

C 아마도 아이 때문에, 부모에 대한 도리 그리고 이혼남·이혼녀보다는 부부로 살아가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합의 하에 섹스리스로 사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부부가 정말로 합의를 한 것인지는, 글쎄요….

A 섹스리스 커플 중 대부분은 터놓고 얘기를 나눈 후 합의를 했다기보다는 시간이 흐르다 보니 그렇게 굳어진 거라 생각해요. 만약 남편은 아내와 잠자리 갖는 걸 원하지 않지만, 아내의 속마음은 원하고 있다면 그건 문제인 거잖아요. 겉으로 보여지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부부 싸움을 피하는 것뿐이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같은 문제죠.

D 맞아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섹스리스로 지낸다는 게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 돼요. 만약 문제가 없다면, 자주 부부관계를 갖지는 않더라도 가끔씩은 하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그렇다고 섹스리스가 병이라는 건 아니지만, 아직 저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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