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그것에 미치는 영향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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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그것에 미치는 영향
논리적 근거는 미약하나 개연성은 충분한 이 이야기는, 온몸으로 대학 운동부 선수들을 체험한 한 여자의 입에서 나왔다. “아! 짐승 같은 녀석들.”
“럭비부만은 정말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모텔 방 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눕자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디저트로 마신 샴페인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까는 그렇게 집요하게 물어도 말을 안 하더니 술기운을 빌려 입을 여는 걸 보면 그녀 역시 내심 할 말이 많았던 게 분명했다. 대학시절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는 학교 신문사 스포츠부 기자였다. 그 학교는 자타가 공인하는 운동명문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축구, 야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 이렇게 다섯 종목이 유명했다. “왜? 럭비부 멋있잖아? 몸도 좋고.” “쳇, 창의력이라곤 장마철에 볕 들 날만큼이나 없다니까. 자세도 딱 ‘그거’ 하나야. 그리고 생각을 해봐, 뚱뚱한 몸으로 위에서 짓누르고 있는 거. 깔고 누르기만 하면 터치다운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녀는 럭비 선수들이 침대 위에서 펼치는 창의력 없는 플레이와 이등병처럼 경직된 몸동작 그리고 급격한 체력 저하가 순전히 자신감 부족 때문이라고 했다. “잘 살고 머리 좋은 애들이 그 막노동 같은 럭비를 하겠어? 대부분은 고기 많이 먹고 대학 가기 쉽다고 코치들이 꼬시니까 시작하지. 나라에서 지원도 제일 후지고 럭비는 여자들한테 인기도 없잖아. 그래서 우리 학교 럭비부 애들은 다른 운동부 애들한테 열등감이 심했어. 은근히 무시도 당하고, 여자들도 잘 상대 안 해주고. 무겁고 힘만 세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아~.”

그녀의 목을 핥다 귀 언저리로 혀를 가져가자 그녀가 낮게 신음을 내뱉었다. 오만 방자하다 못해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던 건 아이스하키부였다. 그 애들은 하나같이 있어 보였으니까. 하긴, 그 비싼 장비들을 구입하려면 있는 집 애들이어야 하겠지. 게다가 비싸기만 한 게 아니라 이것저것 종류도 많아서 아이스하키부 애들은 다 자기 차를 갖고 다녔다. 여자들이 얼마나 좋아했을지는 안 봐도 DVD다. 그러나 그 방자한 귀공자들은 눈이 에베레스트 산맥 끄트머리쯤에 달려 있어서 같은 학교 여자는 거들떠도 안 봤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래서, 그들과 만난다는 건 대단한 영광이었다. 머리가 텅 빈 일부 여학생들의 커다란 소망 중 하나가 아이스하키부 애랑 만나서 결혼 하는 거였다니. 그 영광은 침대에서도 이어져 운 좋게 간택된 그녀는 헌신적인 자세로 섹스에 임했다.

“뭔 놈의 콩깍지가 씌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특별한 것도 없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뻑이 갔지?” 그녀는 내 리바이스 청바지의 버튼을 손가락 두 개로 능숙하게 풀곤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농구부 이야기를 할 땐 그녀의 숨소리가 한층 가빠지기 시작했다. “변태 새끼드을! 학교 앞에 그 자식들이 자주, 가는, 아~ 비디오방이 있었는데, 아주 지랄들을, 했지.” 농구부 애들의 특성은 한번 탄력받으면 자제를 못한다는 거였다. 농구 대잔치에서 학교 농구부가 우승을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는 친구인 기자가 인터뷰를 한다기에 따라간 적이 있었다. 조용한 학교 앞 호프집이었는데, 같은 학교 사람들이다 보니 편하기도 했겠지만, 농구 선수들의 말은 지나치게 두서없었다. 그리곤 야한 농담이 이어졌다. 그러려니 했다. 운동부 애들이 원체 말을 잘 못 가리고 개념이 없으니까 웃으면서 반쯤 받아주고 말았다. 그런데 그 중 3학년 선수 한 명이(포지션은 가드였다) 갑자기 아랫도리가 빳빳해져 온다며(물론 이보다 적나라하게 말 했다) 여기저기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받는 여자가 없었다. 패스할 곳이 없었던 거다.

공격제한 시간이 임박해 왔는지, 조급해하던 그는 갑자기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슈터처럼 폴짝폴짝 날뛰더니 ‘거기’를 가야겠다며 그곳을 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그녀는 그 선수가 창 밖으로 손을 내밀며 모두에게 야릇한 미소를 보내던 그 표정이 아직도 잊 히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걔들, 흥분 빈도수가 한 쿼터에 던지는 슈팅 수만큼이나 많다는 거야. 만나기만 하면 그 짓을 해야 직성이 풀리니, 나 원.” 이런 적도 있었다. 잘 아는 언니가 농구부 누군가와 사귀었는데 임신을 하는 바람에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비디오방에서(도대체 왜 만날 여기냐고!) 그 짓을 했다는 거다. 그녀는 언니에게 말했다.“언니도 미쳤구나.” 비디오방에 온 여자들이 하나같이 마음에도 없이 끌려 온 건 물론 아니었을 거다. 나는 그래서 비디오방에 자기도 갔냐고 연신 물었지만, 그녀는 흥분이 올라오는지 치와와처럼 자꾸만 몸을 떨었다. 더러운 자식, 이라고 말한 것도 같다. 그런데 정작 나를 놀라 자빠뜨리고 긴장시켰던 얘기는 그녀의 익살스런 혀가 내 가슴 언저리를 약 올리듯 맴돌 때 흘러나왔다.

축구 선수가 여자 연예인한테 인기 많다는 얘기는 익히 들은 바 있다. 몇 해 전 K 리그에서 신인상을 받은 한 선수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날인가부터 갑자기 여자 연예인 매니저한테 전화가 걸려오더라는 얘기라든가, 모 구단의 용병 선수와 여자 탤런트 누가 걸핏하면 만나서 모텔을 가더라는 얘기 등 축구 선수와 여자 연예인과의 야한 소문은 적지 않다. 아, 청소년 대표 출신의 전도유망한 공격수의 기를 다 빨아 드셨다는 아줌마 연예인 얘기도 있었다. 소문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현장에서 뛰는 축구 전문 기자들은 당연히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 공격수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곧잘 거론되던 선수였다. 그런데 갑자기 대들보가 흔들리기 시작한 거다. 망할 놈의 아줌마 때문인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땐 굴뚝에만 연기 나는 법이다. 그런데 왜 유독 축구 선수하고들 그 무시무시한 소문이 많은 걸까?

“지치는 법이 없다니까, 난 4시간 동안 3번 한 적도 있어. 풀타임을 뛰고도 연장에 승부차기까지 문제 없지. 그리고 그 듬직한 하체 근육을 보고 흥분 안할 여자가 있을까?” “왜 걔들만 그렇게에, 대단한 건데에~(이번엔 내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근육이 말근육처럼(내 머릿속에서는 조금 다른 게 떠올랐다) 세밀하고 매끈해. 치고 올라오는 탄력은 또 얼마나 대단한데. 한번 맛보면 잊을 수가 없지. 그러니 여자들이 가만두겠어?”
몇몇 축구 선수들의 우습지만 진지한 목표도 연예인들의 기대에 부응한다고 한다. 그들의 1차 목표는 K 리그에 진출해서 모델 뺨칠 만큼 예쁜 여자를 만나는 거다(축구 선수들은 정말 나이트클럽을 좋아한다). 2차 목표는 국가 대표에 발탁됨과 동시에 청순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러면서 섹시하기까지 한 여자 연예인과 사귀는 거다. 어디까지나 그녀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꽤나 일리 있게 들렸다.

아까부터 내 허리 아래께로 내려간 능란한 혀는 다시 올라올 생각은 안 하고 구석구석 도장을 찍었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긴 머리칼을 잡아당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제로 끌어올려 그녀 위에 올라탔다. 너무 럭비 선수 같았나? 상체를 슬며시 내려 그녀 위에 딱 반만 포개고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으로 그곳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미끄러웠다. “아, 이제 뜸 들이지 마~” 가늘고 긴 목소리였다. “야구부 얘기는 왜 안 해줘.” “아이씨~” 위쪽으로 향해 있던 그녀의 동공이 다시 가운데로 돌아왔다. “그 새끼들은 매일 말로만 홈런 쳐.” 그녀는 명심하라는 듯 말 했다(왜 내가 명심해야 하는 거지?). 야구하는 애들이 지들 입으로 자기가 변강쇠 뺨치게 끝내준다고 말하면 전부 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녀는 마님한테 두들겨 맞은 놈들 여럿 봤다고 했다. 지 혼자 깔짝깔짝 대다가 잠들어 버린다나…. 때마침 본격적으로 그녀에게 침투하려는 순간이었는데, 바람 피우다 현장에서 적발된 남편처럼 갑자기 정신이 선명해졌다. 그녀는 양손으로 자신의 보글보글 파마머리를 쥐고 뜯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랑일까>의 작가 알랭드 보통식으로 말하자면, 현재의 섹스는 이전에 만났던 다양한 상대와의 여러 습관이 어우러진 하모니다. 물론 처음에는 몇 가지 불협화음에 직면하지만, 본능의 힘으로 서서히 지금의 상대에게 적합한 패턴을 갖추게 된다. 그녀가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던 내 몸을 살며시 밀어내며(확실히 창의성이 없었다) 스스로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녀의 왼쪽 허벅지를 엉덩이로 깔고 앉은 상태에서 오른쪽 넓적다리를 들어 올리자 그녀가 내 엉덩이를 바짝 끌어당기고 손가락 끝으로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이스하키부 애들은 이렇게 해줄 때마다 더 흥분했었나?

나는‘에드리안’과 섹스를 할 때 그랬던 것처럼 빠른 템포로 다섯 번, 속도를 늦추며 세 번을 수차례 반복했다. 나름대로 연속 콤보를 날린 거였다. 왼손으로 가슴을 만져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에겐 별 다른 느낌이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에드리안’과는 감각이 다른 것 같다. 아, 뭘 해야 하지? 농구부처럼 변태 짓까지 하 고 싶진 않은데. 이러다가는 마님한테 뺨 맞기 십상이겠다. 그 순간 왜 매끈한 갈색 털이 햇살을 튕겨 내는 한 마리 말이 떠올랐을까? 눈부셨다. 흰자만 드러낸 눈동자 때문에 미친년 같던 그녀가 갑자기 내 등에 올라타더니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쳐대기 시작했다. 포르노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길길이 날뛰는 것이었다. “너도 미쳤구나. 에흥~.” 속도가 더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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