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력 뛰어난 남친이 미워요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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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력 뛰어난 남친이 미워요
잘 참는 애인 때문에 정말 참기 힘들다는 4인. 애쓰고 용쓰는 그녀들의 리얼 러브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순수 청년의 노처녀 사수기

순진하다 못해 바보스럽기까지 한 남자친구 때문에 나보다 더 안타까워했던 내 친구들. 하지만 어쩌겠는가. 노처녀의 욕정대로 달려들면 도망갈 것 같은 순도 100%의 순수 청년을 위해 허벅지 찔러가며 맞춰줄 수밖에. 결국 4백 일이 되던 날, 핑크빛 풍선 불며 입술 부르트는 것도 마다 않고 친구들이 호텔에서의 축하 파티를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새벽 2시, 남자친구와 단둘이 덩그러니 남았다.

아, 얼마나 기다렸던가. 뜨거운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등을 토닥이던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TV 리모컨을 덥썩 집어드는 거다. 아무리 순수 청년이라지만 단둘이 있으면 그도 본능을 숨길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혼자 TV 리모컨만 만지작대며 밤을 꼴딱 새더라. 그리곤 한다는 말, “나 어제 늑대로 변하려는 걸 밤새 꾹 참느라 죽을 뻔했어.” 아, 프러포즈도 받지 못한 서른 살 노처녀. 그날 따라 본능을 참지 못하는 음흉한 늑대가 어찌나 그립던지.



값비싼 명품 란제리의 굴욕

처음으로 간 1박 2일 여행. 부모님께 죄 없는 친구까지 팔아가며 작정하고 준비했다. 온몸을 감싸고 있는 얄미운 털을 위한 왁싱은 물론, 평소에는 도저히 입을 수 없는 란제리까지 거금 주어가며 구입한 것. 드디어 저녁. “우리 이제 샤워하고 잘까?” 남자친구의 음흉한 말에 야시시한 란제리를 몰래 갈아입고 젖은 머리를 흩날리며 침대로 돌격했다. 그런데 분위기 확 깨는 남자친구의 말 한마디.

“오빠는 손만 잡고 잘 거야. 그러니 마음 놓고 푹 자요.” 피 끓는 청춘이 예의상 날리는 멘트려니 했다. 역시나 그는 세 시간째 침대 위에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인다.

앗, 그가 갑자기 내 손을 잡더니 허벅지로 가져갔다. “손으로 해달라는 건 아니겠지?” 마음을 읽지 못하고 두근거리고 있는데 그가 한다는 말이 가관이다. “내가 자꾸 다가가려고 하면 허벅지 꼬집어라. 있는 힘껏 세게!” 그렇게 우린 정말 손만 잡고 잤다.



당신의 과거는 우리의 밤보다 찬란하다

나보다 여섯 살 많았던 남친. 그동안 얼마나 굶주렸는지 부모님께서 여행 가셨다는 말에 앙큼한 생각부터 번쩍 들었다. “역시 그의 테크닉은 최고였어.” 이 말을 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던가.

그와의 하룻밤을 위한 작전이 시작되었고 나는 축축 늘어지는 뱃살을 위해 한여름 올인원 착용까지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전의 날. 작전대로 정성이 듬뿍 담긴 요리에 눈이 하트가 된 남자친구가 방으로 들어가자는 손짓을 했다. 가슴은 콩닥콩닥. 침은 꼴깍꼴깍. 맙소사. 준비한 게 있다며 잠시 자리를 비운 남자친구가 두 손 가득 양장 앨범 5권을 들고 나타났다.

오 마이 갓. 한장 한장 앨범을 넘길 때마다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다. 앨범 한 권을 보는 데만 꼬박 1시간이 넘게 걸렸을 정도. 그렇게 나는 결전의 날에 폭신한 침대를 돗자리 삼아 그의 음성에 귀 기울인 채 꾸벅꾸벅 졸며 밤을 지새웠다.



목석 같은 그를 뜨겁게 한 피아니스트

우리의 데이트는 항상 똑같다. 만나면 밥 먹고 차 마시고 DVD방에 가는 것. 음흉한 오해를 하는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커플의 방문은 오직 명화 감상을 위해서다. 하지만 사건의 그날은 조금 이상했다. 꼼꼼히 점검해가며 양질의 DVD를 고르던 남친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저씨 영화 <피아니스트> 있어요?” 하고 묻고는 방으로 직행한 것.

그런데 이게 웬일. 영화 초반부터 끙끙거리는 여인네가 등장한다. ‘너도 남자였구나.’ 때는 이 때다 싶어 “흐응~” 하고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못 참겠다는 듯 나를 덮친 그가 옷을 입은 채로 삽입 시늉을 하며 몸을 들썩이는게 아닌가.

처절한 그의 몸부림을 보니 있던 정도 다 떨어지더라. “내가 말한 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였어.” 센스 있는 아저씨가 플레이한 영화는 미카엘 하케네라 감독의 에로 버전 <피아니스트>였던 것. 남자친구여 바지를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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