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호텔 알바 하고 온 썰만화 ㅎㅎ
1 줄 요약
호텔 알바 비추한다.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친구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XXX호텔을 가봤냐고 물어.
(근처도 아니고 2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같은 행정구역 안에 있다는 이유로)
그리곤
내 얼굴을 보더니
미안하대.
뭐 암튼.
엄마랑 집에 있는데
이모한테 전화가 온거야.
이모 친구분이 인력사무소를 하시는데
동네에 있는 호텔에서 급하게 일일 알바를 찾는다고.
나보고 하겠냐고 물으시더라구.
근데
내가 사고로 왼쪽 어깨을 잘 못 쓰거든.
걸음도 좀 이상하고.
그래서 안 하려고 했는데
그냥 하게 됐다.
사실 어려서부터 많은 알바를 해봤는데
새로운 알바를 할 때마다 고르는 기준이
페이보다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알바를
해보려고 하는 편이거든.
근데 호텔 쪽은 일해본 경험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 날
호텔을 찾아가보니
예전에 친구가 말했던 그 호텔이더라.
1급 호텔이래.
그래서 그런지
이런 자동차 관련 행사도 하고
그러더라.
근처에 가서 호텔 담당자 전화번호를 받아서
어디로 가냐고 연락을 했는데
근처에 오늘 알바할 사람들 있을거라고
따라서 들어오래.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곁에 가서
모게이답게
대화에 끼지는 못하고
그냥 엿듣고 있었다.
관계자로 보이시는 분이
커피도 한 잔 주시더라.
역시 1급 호텔은 일개 일일 알바에게도
이런 친절을 배푸는구나 싶어
감사히 받아먹었다.
근데
대뜸 어디서 왔냐고 물어.
그래서
XXX파출부 사무실에서 왔다고 하니까
순간 정적이 흐르더라.
몇 사람 있지는 않았지만
거기 있는 모두가 동시에 날 쳐다봤다.
알고보니
그 무리는 알바 무리가 아니라,
신형 자동차 교육행사(?) 관련된
아우디 영업사원들이래.
덕분에 커피는 잘 마셨다만
정말 창피했다.
어느 영업소에서 왔냐고 물은거 같은데
거기에 대고
병신같이 생겼지만 패기 넘치는 파이팅을 보여주고자
존나 큰 소리로 파출부 사무실이라고 외쳤으니.
이 씨발.
뭐 암튼
어찌어찌 알바를 시작하게 됐다.
내가 했던 일은
호텔에 가보면
이렇게 생긴 카트 있잖아
손님이 체크아웃을 하면
그 카트 끌고 가서
이런 방에 들어가
쓰레기통을 비우고
침대 커버 및 시트 커버, 배게 커버를 벗기고
수건이나 가운같은 세탁물을 수거해서
카트에 담아나오면
되는거였다.
그러고 나오면
메이드 아주머니 두 분이 들어가서
본격적인 청소 및 세팅을 하고 시스템이었음.
문제는
객실이 4층부터 11층까지 있는데
층마다 객실이 28개에서 38개인가 까지 있거든?
그걸 둘이서 다 해야 한다는 거였다.
원래 시스템은 층마다 메이드 두 분이랑
나같은 더티 책임지는 사람 한 명씩이
배정돼야 하는데
이 날은 메이드 분들은 딱 맞게 있는데
남자들이 나 포함 두 명밖에 없어서
둘이서 전층 더티를 다 책임져야했다.
그리고 밥 먹는 시간도
딱히 따로 있지 않았다.
그냥 12시쯤 식당가서 허겁지겁 밥 먹고
바로 올라가서 또 일을 해야 했다.
근데 이건 나같은 알바 뿐 아니라
거기 있는 모든 직원들이 다 그런거 같더라.
밥 먹는데 직원들한테도 계속 전화오고 그러더라.
빨리 오라고.
그럴 수 밖에 없는게
호텔 체크아웃 시간이 오전 11시이고
체크 인 시간이 오후 3시거든.
그러니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호텔을 정리하고
다시 새로 세팅을 해야하는거야.
가장 바쁠 시간인데 점심시간이 그 사이에 껴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싶더라.
그리고 사람들이 체크인 아웃 시간을 딱 맞추는게
아니라
좀 일찍 나가거나 늦게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찍 들어오거나 늦게 나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일하고 나니
정말 많이 지치더라.
침대나 배게시트 갈고 하는거는 정말 별거 아닌데
문제는 씨발 오리털 이불.
이게 객실 200개정도 치우고 나니까
나중에는 어깨에 무리가 좀 가더라.
그리고 단 몇 분조차 쉴 시간이 없다는거.
물론 안 그런 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점심시간도 있고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거나 알아서 요령껏 쉴 수가 있잖아.
근데 호텔 일은 그게 없어.
끊임없이 쫓기면서 쉬지않고 일해야해.
그러다보니 막 택배상하차 처럼
힘이 크게 들거나 곧 죽을거 같고 그러지는 않는데
좀 지치더라.
힘들다기 보다는 지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일이었어.
그래도
몸 좀 불편하다는 이유로
남들에게 폐끼치고 싶지는 않아서
열심히는 했다ㅋ
그랬더니
다음 날도 나오래.
잠깐
생각하다가
중국인 관광객들 온다는 소리 듣고
없던 선약을
만들었다.
물론
토요일 하루종일 누워서 함 ^모^
(근데 어깨가 더 병신돼서
오늘 일 나갔으면 개민폐 끼칠 뻔 했다ㅋ)
나도 씨발
그 호텔 가봤다고.
누구는 여자 벗기러 가고
누구는 침대 벗기러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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