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는 처자 지인 썰만화 좋다좋아
마계 용현동에 사는
Y양이라는 아는 여자가 있다.
Y양한테는 같이 사는
7살짜리 K라는 조카가 있는데
얘가 좀 특이함.
Y양네 집이 굉장히 엄한 편이라 그런지
7살짜리 조카도 뭔가 애늙은이같은
애같지않은 애라고 해야하나.
나도 조카가 있어서,
조카랑 같이 고깃집같은 곳에 가면
보통 애들은 막 뛰어다니지는 않아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똑바로 앉아있지도 않고
눕거나 뒹굴거나 그러거든.
근데 K라는 애는
서너살 때부터 어딜가나 그냥 정자세임.
K가 네 살정도 됐을 때 같이 고기를 먹으러 간 적이 있는데
식당에서도 자기 밥 다 먹어도 어른들 밥 다먹을 때까지
그냥 정자세로 앉아만 있음.
한번은 인하대 홈플러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데
애가 장난감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이더라.
그래서 다가가
장난감이라도 하나 사줄까?
하고 물어보니 됐대.
엄마가 그냥 눈으로만 보라고 했다고.
그러더니 정말 눈으로만 보다가 가더라.
보통 애들은 갖고 싶은게 있으면 조르기도 하고
징징거릴 법도 한데 말이야.
암튼 이렇게 조용하고 좀 어른스러운 아이였음.
유일한 놀이는
스티커 모으고 붙이는거 정도.
그런데
그러던 애가
일본 애니를 접하고 나서부터 점점 변하더라.
사실 원래 7살 정도의 애들이면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는데 워낙 조용하던 애가 갑자기 변하니
좀 무섭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ㅋ
(일본 애니에는 정신을 지배하는 뭔가가
있는거 같더라.)
요즘은 '아이엠스타'라는
애니에 빠졌다는데
하루종일 그 애니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그 애니가 나오면 정자세로 앉아 시청하는데
그게 또 드라마 할 시간에 방영을 한다네.
그래서 본의 아니게 Y양도 같이 보게 됐는데
문제는
Y양도 같이 빠져듦ㅋ
조카에게는 뭔가 창피스러워
아닌 척 했지만
마트에 가서
자꾸 조카한테 그 애니 관련 용품을 추천해주고
같이 만들고
그러다가
엄마한테 또 처맞았대ㅋ
일요일에 가족들끼리
쿵푸팬더3를 보러 갔는데
시간이 애매하게 남더래.
그러다가 K의 엄마가 다른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길래
Y양이 Y양 엄마랑 K의 엄마
둘이 검사외전 보러가라고ㅋ
자기가 조카 돌보고 있겠다고
손수 어플로 영화표도 사줬대.
그렇게
엄마랑 K의 엄마 둘이
극장에 들여보네고
자기랑 조카 K는 같이
아이엠스타 극장판
보러 갔다고ㅋ
비록 극장 안에서 자기가
나이는 제일 많았지만
제일 열정적이었다고.
Y양이
피부도 하얗고 생긴 것도 그렇고 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좀 차갑고 무섭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좀 지내보면
굉장히 소심하고 내성적임.
남한테 싫은 소리 잘 못 함.
그런 소심하고 내성적인 애가
용케 학익시장 근처에 있는
모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거기 사장님이 되게 친절하고
잘해주신대.
간식같은 것도 잘 사주시고.
며칠 전에는 날이 좀 풀리는거 같으니까
인절미 팥빙수를 사다주셔서
사장님이랑 같이 먹는데ㅋ
팥빙수는 먹다보면 자꾸 서로의 숟가락을
섞게 되잖아ㅋ
사장님의 숟가락이 닿지 않는
부위로 퍼먹고 있는데
숟가락을 빨아드시는 모습이 자꾸 신경이
쓰이더래
더구나
인절미 팥빙수를 먹어본 게이들은 알겠지만
그게 또 숟가락을 야무지게 핥아야
숟가락에 묻은 인절미 가루들이 떨어짐ㅋㅋ
근데 사장님이
한참을 드시더니 배부르시다고
남은 팥빙수를 Y양 보고 다 마시라고 하더래
Y양이 당황하니까
그냥 버리면 아깝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ㅋㅋ
Y양은 속으로
사장님하고 숟가락 섞어가며 먹은거 싫어한 티가
났나 싶기도 하고 혹시나 사장님이 더러워서
안 먹는다고 오해할까봐
벌컥벌컥
끝까지 다 먹었다고 한다ㅋㅋ
속 마음으로라도 타인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한 것에 대한
벌을 받는다고 생각이 들더래.
자신의 모습이 장희빈의 모습과 같았다고.
얘기 들었을 때는 웃겼는데
쓰고보니 존나 노잼이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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